검색

밤에 쓴 시.



불면증에 걸린 밤들이 있었다.

우울한 것과는 별개로 그저 잠들지 못하는 것이었다.


지금 생각해 보면 정리 할 것들이 남아서 시작된 불면증이었으리라.

정리해야 할 것은 마음이었다. 20살 때 엄마가 뇌출혈로 돌아가셨다.

단지 ‘엄마의 죽음‘이라는 사실만이 아니라 의식이 없는 엄마의 병수발을 했던 반년 남짓한 시간이 결국 엄마의 죽음으로 연결 된 것은 나에게 죄의식으로 연결 되었다.


그리고 3년 뒤 새 아빠도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. 그 사실을 안 것은 2년 뒤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엄마와 같은 날짜에 돌아가셨던 즈음이었다. 3살 때 죽은 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불쾌한 기억들만 남아 있다.


친 형에 대해서는 어디 가서 이야기 하거든 ‘죽었다‘고 말한다.


나는 가족에 대해서 크게 애정을 느끼지 못한다. 특히 피가 연결된 사람들에 대해서는

더더욱.

애정이 아예 없는 사람은 아니라서 그 애정이 애인에게 많이 투영 되는 편이다.

그래서 헌신적이고 그 사람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느껴지면 관계를 정리 할 수 있는 편이다.

그럴 수 있다고 생각 했다.


어쩔 수 없는 것에 대해서 말 그대로 어쩔 수 없으니까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 했다.


어떤 시인의 ‘홀로 서기’ 라는 시를 좋아 했다. 그는 몇 년 전에 미성년자인 제자를 성추행 했다고 한다.





밤에 쓴 시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다.


상실과 배신에게 상처 받은 마음을 정리하고 내가 이만큼이나 아팠구나 하고 위로하는 작업이다. 첫 사랑에게서 많은 상처를 받았었다. 처음이라서 그 사람을 다시 사랑하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. 두 번째 사랑을 했다. 첫 사랑처럼 그를 사랑할까 했지만 그에게는 슬픔과 분노만 남기기로 했다.


그런데, 그렇게 못했다. 아픔의 크기만큼 성숙하지 못했고 익숙해지지 않았다. 이번에는 또 이번의 시간과 마음이 필요한 법이었다.


소소하게 나눈 대화, 약속, 장소들을 떠올린다. 오롯이 나만이 남아서 그 이야기들을 곱씹는다.


아직,

마음이 어떻게 남을지 모르겠다.


하지만 그 많은 마음들은 망야의 시간 동안 ‘밤에 쓴 시’에 담는다.




Copyright ⓒ by SIN  All Pages Content is property of SIN.